잠자리야설

현대 | 석류가터질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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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엉이 작성일14-05-02 14:10 조회10,94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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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호호호... 아구.. 꼬셔... 호호호.. "
앞 뜰에서 다시 새소리같은 웃음소리가 까르르 터졌다.
" 여보.. 왜 그래요? 유라아니에요?... "
" 응! 준호하고 배드민턴하나 본데.... 준호가 잔디위에 드러누워 있구만..
미끄러진 모양이야.. 허허... "
" 덩치값도 못해요.. 준호가.... 참! 여보! 밥 다 됐으니 들어오라 그러세
요... "
" 그게 아냐.. 준호가 그렇게 어리벙한 놈인가... 아마 지 동생 재미나게
해줄려구 그랬겠지... 얘들아! 들어와 아침먹어라! "
" 네에! 아빠! "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유라의 뺨이 바알갛게 익은 것이 단비를 맞고 난
아침풀잎처럼 풋풋하고 싱그럽다. 새까만 단발머리를 흰 머리띠로 묶고 가
슴에 알 수도 없는 영어글자가 잔뜩 인쇄된 짧은 티, 그리고 하늘색 핫팬티
차림이다. 핫팬티아래로 곧게 쭉 뻗은 두 다리가 백화점 언더웨어 진열장의
마네킹같다.
" 유라..너! 일부러 짧게 스매싱했지? "
뒤따라 들어오는 준호가 씨근거린다.
" 아빠! 보셨어요? 저 집채만한 덩치가 벌렁 자빠지는 꼴이라니.. 호호호..
아이 재밌어... "
" 오빠 너무 놀림 못쓴다.. 건 그렇구.. 우리 유라가 요즘 좋은 일이 있나
보네... 며칠전부터 계속 싱글벙글인걸.. "
" 여보.. 안 그래도 유라가 요즘 이상해요.. 안 하던 옷투정도 하고, 거울
도 자주 들여다보고.. "
" 남자친구가 생겼나 보지.. "
" 오빠아!.. 엄마아!... "
유라가 눈을 곱게 흘기는데, 속으로는 가슴이 철렁한다. 켕기는 게 있기 때
문이다. 강표가 식탁에 자리잡자 대각선 맞은편에 유라가 앉는데, 몸에 달
라붙는 흰 티 때문인지 평소보다 가슴부분이 제법 봉긋해 보인다.
엊그제 큰딸 지혜의 비밀일기를 본 후로 강표의 시선이 이상하게 자꾸만 딸
들의 가슴이나 엉덩이, 거기다 배꼽아래로 자주 향한다. 언젠가 TV '아우성
'인가 하는 프로에서 여강사가 포르노비디오나 시디를 자주 접하다보면 이
성을 대할 때 자연스레 상대방의 눈으로 가야할 시선이 가슴이나 그 아래로
향한다더니 그 말이 맞는가 보다.
" 지혜는? "
" 오늘 워크샵인가 있다고 아침 일찍 나갔어요.. "
" 으음.. 그래... 그나저나 우리 유라도 이제 다 컸네... 옛날 같았으면 시
집 보내도 되겠어.. 허허허... "
딸에게 가슴이 커졌다는 말은 차마 못하고 눙치는데..
" 아이.. 아빠두 차암!.. 오늘 아침엔 왜 다들 이러셔? 유라 아직 중3이란
말예요... "
유라의 솜털이 보송보송한 얼굴이 바알개진다.
" 허허.. 이 녀석 진짜 무슨 일이 있나 본데... 얼굴이 빨개지는 게... 참!
그러고보니 유라 너... 일주일전에 삐삐 사달라고 졸라서 사줬더니.. 이유
가 있었구나... 그렇지 ? "
 
유라는 158Cm, 45Kg의 같은 또래보다 조금 큰, 고1정도의 균형이 잡힌 알맞
은 체격으로 올해 15살이지만, 생일이 2월달이라 여중3학년에 재학중이다.
유라가 태어날 당시인 80년 중반에는 한창 건축경기가 좋아 재미를 보던 아
빠덕택에 별 어려움을 모르고 온실속의 화초처럼 곱게 자랐다.
엄마를 닯은계란형의 얼굴에 쌍거풀진 큰 눈만 언니인 지혜와 닮았을 뿐,
정형수술한 것 같은 곧고 오똑한 콧날이라던지.. 윤곽이 또렷한 도톰한 입
술은 지혜보다 훨씬 서구적 미인형이다. 가까운 친구들은 이름과 용모가 닮
았다고 요즘 인기상종가인 '핑클'의 멤버인 '유리'라는 별명을 붙여주었을
정도이다. 언니인 지혜를 화사하게 핀 찔레꽃이라면, 유라는 마악 꽃봉오리
가 벌어지기 시작하는 한송이 백장미를 연상시킨다.
다만, 막내의 특권인 귀염성이 지나쳐 덩치가 배 가까운 제 오빠를 겁없이
예사로 놀리고, 자존심과 고집이 세서 학교에서도 우수한 성적과 미모를 앞
세운 공주병 증세를 가끔 보이는 통에 일부 시기하는 동급생 패거리들이 있
었지만 그녀는 아직 그런 걸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학교와 집밖에 모르던 유라에게 사실 요즈음 들어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열흘전 쯤, 학교에서 날나리 짱 노릇을 하는 선영이가 예쁘고 공부잘하는
유라를 어떻게든 한번 탈선을 시켜보려고 꾸민 미팅에 반 강제적으로 참석
했다가, 소개받은 남학생을 보고는 그만 요샛말로 뿅 가버린 것이다.

그 남학생은 00고등학교 2학년 정희수라고 자신을 소개했는데, 무스를 살짝
발라 자연스럽게 이마로 흘러내린 갈색머리에 시원한 이마, 젝스키스의 이
재진을 닮은 검댕이 눈썹과 서글서글한 눈매, 휜칠한 키까지 한 눈에 유라
를 사로잡아 버렸다. 그 것도 그럴 것이 사실은 정희수는 이미 조금 논다는
여학생들사이에 소문이 난 '킹카중의 킹카'로 선영이의 한턱을 받고 뽑혀
온 그날 음모의 주인공이었던 것이다.
그런 내막을 전혀 모르는 유라는 쪽지잡기 추첨 끝에 정희수가 파트너로 정
해지자 자신이 운이 제일 좋았다고 속으로 행복해 하면서, 희수가 약간 허
스키가 섞인 저음으로 " 유라야... 내가 네 오빠가 되어주면 안되겠니? 난
네가 맘에 드는데... " 라고 귓가에 살짝 속삭이자, 그만 자신이 구름속으
로 둥둥 떠 다니는 것처럼 정신이 아득하였었다.
그 뒤, 사흘에 한번 정도씩 세 번의 데이트를 했고, 이제 자연스레 손을 맞
잡을 정도가 되어 오늘 오후 6시에 네 번째의 데이트를 약속해 놓은 것이다
.
 
학교에서 돌아온후, 유라는 평소 잘 안 입던 검정색 짧은 스커트로 자신의
미끈한 다리가 돋보이도록 하고, 위에는 순결한 흰색 면티를 받쳐 검정색
스커트와 코디네이트시킨 다음, 약간 긴 단발머리를 뒤쪽에서 분홍색 곱창
밴드로 묶어 조금 더 성숙해 보이도록 정성스레 치장하고는 약속장소로 향
했다.
5분정도 일찍 나와있던 희수는 오늘따라 더 깜찍하고 귀여운 유라의 모습을
보고는 남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 안되겠다... 너무 예뻐!... 뜸을 더 들이다가 다른 놈한테 뺏길 수도 있
겠어... 거사일을 당겨 버려야지... )
때마침 오늘 스커트차림인 유라의 복장도 마음에 든다. 주위에서 힐끗 힐끗
돌아보는 다른 남학생들의 눈길을 의식하면서 그런 다짐을 하는 줄도 모르
는 유라는 마냥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희수의 앞자리에 앉았다.
 
" 유라야.. 우리 다음엔 어디로 갈까? "
롯데리아에서 나와 전자오락실에서 잠깐 시간을 보내고 나오면서 시계를 보
니 저녁 8시가 되었다.
" 오빠... 난 잘 몰라... 그냥 오빠가 가자는 데로 갈게... 10시까지만 집
에 들어가면 돼..."
" 그래?.. 그럼 이리 따라와 봐... "
얼마쯤 가다 희수오빠를 따라 어느 빌딩 지하로 들어가는데, 계단 중간 벽
에 [ 00 비디오방 ] 이라는 네온이 붙어있다.
( 아! 이 곳이 비디오방이라는 곳이구나... )
약간 켕기면서도 앞장서 성큼성큼 내려가는 희수를 보고는 자석에 이끌리듯
이 따라 들어가 버렸다. 안으로 들어서니 입구 넓은 곳에 온통 벽마다 빼꼭
이 비디오가 테잎이 꽂혀 있고, 안쪽으로 길게 복도가 나 있다. 희수는 그
중에서 대충 하나를 집어 계산을 하면서,
" 아줌마! 구석방 있어요? " 하고 묻는다.
" 응! 초저녁이라 마침 오른쪽 끝방이 비어 있어... 걸루 가.. 아이구! 그
여학생 참 이쁘게도 생겼네... "
하며, 나이를 가름할 수 없도록 짙은 화장을 한 파마머리 여자가 희수를 보
고 한쪽 눈을 찡긋 했지만, 유라는 눈을 깔고 있어 보지도 못했다. 희수는
테잎을 들고는 익숙하게 복도로 향하더니 맨 안쪽 구석방으로 들어가면서,
" 들어와! 얼른.. "
주춤주춤하는 유라의 손을 잡아 안으로 끌어 들인다. 두 사람이 방으로 들
어가는 것을 확인한 파마머리는 전화기를 끌어당기더니 어디론가 빠르게 버
튼을 눌러 갔다.
 
안으로 들어서니 유라네 집 욕실보다도 작은 공간에 TV 한 대와 뒤로 반쯤
누운 길다란 쇼파 2개가 우선 눈에 띄이고, 눈이 익으면서 휴지통이랑 재떨
이, 두루말이 화장지등도 보인다. 잠시 어색한 몸짓으로 서 있는데, TV에서
영화가 시작되더니 희수가 쇼파를 뒤로 더 젖히고는 손을 잡아 쇼파에 앉혔
다.
유라는 그저 희수오빠가 시키는대로 쇼파에 기대앉으면서 짧게 말려 올라오
는 스커트를 희수모르게 살짝 끄집어내리고 그래도 콩콩 뛰는 가슴위에 두
손을 모아잡고는 얌전히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화면이 밝아지면서 그녀의 희고 곧게 뻗은 미끈한 두 다리가 뽀얗게 떠 올
랐다. 유라는 후회가 된다.
( 청바지를 입고 올걸.. )
조금 시간이 지나자, 희수가 의자를 유라쪽으로 바싹 붙이더니 그녀의 손을
지긋이 잡아 왔다. 거기다 화면에서는 시작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
써 주인공인 듯 싶은 두 젊은 남녀의 베드씬이 전개되어 유라를 더욱 당황
하게 한다.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떳다 하며 어쩔줄을 모르는데.. 희수오빠의 손이 슬
며시 그녀의 짧은 스커트아래 들어 난 허벅지를 더듬어 오는 게 아닌가...
" 오빠! 싫어.. "
하며 밀어내자 잠시 물러나더니 얼마 안가 또 슬슬 더듬기 시작한다. 이번
엔 유라가 입술을 꼬옥 물며 참고 있는데, 느닷없이 불쑥 스커트밑을 파고
들어와 팬티위로 그녀의 볼록한 삼각지대를 손바닥으로 감싸안는 게 아닌가
... 유라는 울쌍이 되어 두 손으로 희수의 굵은 팔뚝을 잡고는 밀어내려 애
를 쓴다. 유라가 평소 꿈꿔왔고 상상해 왔던 사랑은 이런 것은 아니었다.
좀 더 오랫동안 건전하게 만나면서 웃고, 대화하고... 그런 가운데 서로간
의 신뢰가 쌓이면서 차츰 사랑이 탑처럼 쌓여가는 아름다운 것이어야 했다.
키스라던가, 포옹이라던가 하는 육체적 접촉은 훨씬 나중에, 대학생쯤 되어
야 하는 것으로 믿고 있었다.
그렇거나 말거나, 희수의 손은 마침내 마지막 보루인 유라의 팬티끈마져 들
치고 들어오더니, 이제 마악 자라기 시작한, 유라의 보드라운 음모를 꼬무
락거리며 더듬기 시작했다. 거기까지도 팔뚝을 밀어내며 참고 있었던 유라
는 이어 희수의 손가락 하나가 그 아래 은밀한 계곡속까지 미끄러져 들어오
자, 그만 발딱 일어났다.
" 오빠! 오빠가 그런 사람인 줄 몰랐어... 난 오빠가 좋은 사람으로 믿었는
데... "
그러자, 그 말이 나올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희수도 스프링처럼 튀어
일어난다.
" 그래! 좋아! 싫으면 나가! 난 유라 네가 너무 좋고 사랑스러워서 그랬는
데... 좋아하는 사람 몸 좀 만진다고 어디가 탈이 나나... 가려면 가! "
뜻밖에 거꾸로 무안을 당하자, 나가려던 유라의 발길이 마술에 걸린 듯 꼼
짝도 않는다. 이런 승강이에는 전혀 백지인 유라가 잠시 어쩔줄 몰라 멍청
히 서 있는데, 희수가 다시 손목을 잡더니 부드럽게 주저앉힌다.
" 유라야.. "
" 응.. "
" 오빠가 싫어? "
" 아니.. 그건 아니지만... "
" 그럼 좋아하는 사람끼리는 그 정도는 하는거야... 섹스만 안하면 돼... "
" 그래도 부끄러운걸... "
" 그건 네가 남자친구를 한번도 안 사귀어봐서 그런거야... "
( 정말 내가 너무 쑥맥인가?.. )
" 유라야.. "
" 응.. "
" 니가 오빠를 좀 이해해주라.. 으응? "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는 유라를 뒤로 눕히고는 희수가 가볍게 껴안고 입
술을 붙여 갔다. 입술만 닿았는데도 남자를 전혀 모르는 유라의 몸은 단번
에 전류에 닿은 듯 경직이 된다. 다시 희수의 혀가 유라의 다문 입을 억지
로 벌리고 입속으로 밀고 들어와 그녀의 혀를 감아오자, 이제 온 몸이 짜릿
해진 유라는 그만 희수의 상체를 부둥켜 안고 말았다.
이젠 둘 다 영화는 보지 않는다. 진한 키스로 유라가 몽롱해져 있는데, 다
시 아까처럼 희수의 손가락이 그녀의 팬티속을 파고 들어 왔다. 잠깐 손목
을 잡았던 유라.. 그러나 이번엔 힘이 없다. 희수의 입가에 희미한 웃음이
떠오르면서 그녀의 손을 떨쳐내더니, 우선 도도록이 솟은 언덕을 손바닥으
로 감싸면서 언덕위의 음모를 쓰다듬어 보았다.
보드랍고 까실까실한 것이 마치 파종후 첫비를 맞고 땅위로 솟아나온 초겨
울 보리 싹 같다. 어린 보리싹의 감촉을 한동안 즐기던 희수가 그 조금 아
래 계곡으로 손가락을 슬몃 밀어넣어보니 바로 토실한 허벅지살이 가로 막
는다. 유라가 두 다리를 바싹 오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린 여학생들을
많이 상대해본 노련한 희수는 서둘지 않고 목표를 바꾸었다. 스커트안으로
접어넣은 흰 티를 잡아당겨 뺀 다음 그 밑으로 손을 밀어넣고는 가슴아래
따뜻한 뱃살을 두어번 쓰다듬어 준다. 유라의 경계심을 최대한 늦추기 위해
서다.
서툰 친구들은 손을 넣자마자 젖가슴을 주무른다던지, 팬티속 깊은 곳부터
바로 침입하다가 놀란 여자애의 강력한 방어벽에 부딛쳐 실패하곤 하는 것
이다.
처음에 유라의 팬티속에 불쑥 한번 넣었던 건 그녀의 기를 꺾어놓기 위한
수단이었다. 한번쯤은 욱박질렀다 바로 달래주면 대개의 여자애들은 그뒤부
터 고분고분해 진다는 것을 경험으로 체득하고 있는 것이다. 배꼽 위쪽을
원을 그리듯 쓰다듬던 손으로 조금씩 위로 이동시킨 후, 손에 작은 컵만한
브라가 잡히자 원을 그리던 탄력으로 그대로 밀어올려 버렸다. 손바닥아래
약간 봉긋이 솟아오르기 시작한 자그마한 젖가슴이 잡혀 왔다. 잠깐 움찔하
던 유라는 희수가 재빠르게 입술속에 혀를 밀어넣어 버리자 거미줄에 걸린
나비처럼 꼼짝을 못한다.
손바닥 안에 든 따스한 온기가 어려있는 젖가슴 한복판에 팥알보다 작은 돌
기가 감촉되자 티와 브라를 한꺼번에 위로 밀어올리고 내려다 보니, 아직
너무 작아 남자인 자신의 젖꼭지와 엇비슷하다. 색깔도 너무 흰 동산탓에
조금 구분될 뿐이다.
입술로 동산 주위를 두어번 핥다가 어린 꼭지를 가볍게 무는 순간, 유라의
가슴전체가 위로 치켜올라온다. 유라는 눈을 꼬옥 감은 채 입술을 악물고
있다. 간지럽기도 하고... 짜릿짜릿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뭐
가 뭔지 정신이 아득하다.
한동안 젖가슴을 애무하면서 유라의 반응을 살피던 희수가 힐끗 아래쪽을
보니 유라의 다리가 약간 벌어져 있다. 손을 내려 재빠르게 팬티속으로 밀
어넣어버리니 유라가 미처 다리를 오무리기도 전에 손가락 끝에 두가닥으로
벌어진 야들야들한 보지속살이 잡혔다.
" 엄마아! "
깜짝 놀란 유라가 다리를 오무렸지만, 이미 희수의 가운데 손가락은 두가닥
꽃잎속에 파묻힌 뒤다. 오히려 다리를 오무리는 바람에 희수의 손가락만 기
분좋게 조여 왔다. 이제 두 번째 관문도 통과한 것이다.
희수의 경험상 어린 여학생들을 먹을 때 보통 세가지 관문이 있다. 첫 번째
가 이런 으슥한 곳까지 유인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보지속에 손가락을 넣
을 때고, 세 번째는 말할 것도 없이 삽입할 때인 것이다. 유라의 감은 눈위
로 속눈썹이 파들파들 떨고 있다. 난생 처음으로 자신의 가장 부끄러운 곳
에 남자의 손이 침입해 있는 것이다. 조금 있다 희수의 손가락이 꼼지락거
리면서 그녀의 보지구멍속으로 조금씩 찔러 들어왔다.
" 아! 오빠!.. 거기까지만, 제발 으응? "
애원해 보는 유라.. 그러나 희수의 손을 아랑곳 않고 이번엔 조금 위쪽으로
올라오더니 언덕 바로 아래 그녀의 클리토리스를 살짝 살짝 누른다. 애원하
다 말고 유라의 몸이 부르르 떤다. 아까와는 비교도 못할 짜릿함이 등골을
타고 흐른 것이다. 꽃잎과 클리토리스를 번갈아 애무해가니 이윽고 유라의
꽃잎속이 조금씩 촉촉히 젖어 오기 시작했다. 아직 자위도 한번 해 본일이
없는 유라는 까무라칠 것만 같다.
" 아! 오빠! 제발 그만.. 응? "
희수는 대답도 없이 숨만 가쁘게 쉬면서 이번엔 유라의 손을 밑으로 잡아당
긴다. 영문도 모르고 따라 내려간 유라의 손에 뭔가 뜨겁고 뭉클한 것이 닿
았다. 어느새 바지의 지퍼를 내리고 팬티까지 꺼집어내린 희수의 심벌에 닿
은 것이다.
" 어머머!!.. 이게 뭐야... 난 몰라... "
손에 잡힌 것이 바로 희수의 자지.. 상상만 해 오던 어른의 다 큰 ㅈ이라는
걸 안 유라가 화들짝 놀라며 손을 뺀다.
" 유라야.. 너 날 사랑하지 않는구나.. 그렇지? "
그 말에 또 맥이 탁 풀린다.
다시 유라의 손을 끌어당기는 희수... 할 수 없이 가만히 희수오빠의 ㅈ을
쥐어보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굵다. 그리고 뜨겁다.
하지만, 사실 희수의 심볼은 그렇게 큰 편은 아니었다. 유라가 처음 봐서
그렇게 느낄 뿐이다. 희수가 가까운 친구들이랑 장난삼아 재 보았더니, 키
가 비슷한 다른 친구들은 최고로 성을 냈을 때 15센티에서 16센티까지 커졌
지만, 희수의 것은 그보다 2~3센티 작아서 자존심이 상했었다.
희수의 ㅈ을 쥔 유라의 볼이 TV불빛에 반사되면서 발갛게 물든다.
" 아! 어쩌다 내가 이렇게 됐지... 난 이제 몰라... "
오늘 하룻만에 너무 엄청난 것을 한꺼번에 경험한 유라는 정작 진짜는 이제
부터라는 것은 상상도 못한채 지금까지 일어난 일만 해도 반쯤 혼이 나간
상태이다.
벌떡거리는 자신의 심볼을 간신히 쥐고만 있을 뿐, 남자의 심볼을 애무할줄
모르는 유라가 가만히 있자, 다시 씨익 한번 웃고 난 희수는 상체를 일으켜
서는 옆자리로 옮겨 유라의 몸위로 포개어 갔다. 흥분하여 정신이 오락가락
하는 가운데서도 본능적인 위험을 느낀 유라는 포개어오는 희수의 가슴을
밀었다.
" 어마! 오빠!... 안돼! 정말로 그것만은 안돼!... 오빠가 날 사랑한다면
그것만은 참아줘.. 제발 부탁해.. 으응? 오빠... "
눈물까지 글썽이며 사정을 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희수가 양보하지 않는다
. 상체를 포갠채로,
" 유라야... "
" 응! "
" 나 못참겠어.. 네가 조금만 봐주라... 응? "
" 안돼!.. 오빠... 그것만은 진짜 안돼... 만약 꼭 하면 난 죽어버릴꺼야
... "
유라는 있는 힘껏 다리를 오무리며 완강하게 버틴다. 이외로 유라의 저항이
거세자, 잠시 머리를 굴리는 희수...
" 그래.. 알았어.. 내가 참을게... 그 대신 유라야.. "
" 응! "
" 나 그냥 그 곳에 조금만 갖다대고만 있을게.. "
" 하지만, 그걸 어떻게 믿어? "
" 날 그렇게 못 믿니? 내 눈을 봐... 내가 거짓말하는 것 같니? "
" 아... 어떡해...? "
" 오빠! "
" 응. "
" 그럼 정말로 잠깐만 대기만 하면 되는 거지? "
" 그러엄... 오빠가 약속할게.. 오빠를 믿어... "
세상을... 아니 남자를 너무 모르는 유라는 그 말을 믿고 슬며시 다리의 힘
을 푼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상체를 일으킨 희수는 유라의 팬티를 잡고 무
릎밑으로 끌어내렸다.
" 오빠! 팬티 안 벗기고 대기만 하면 안돼? "
" 안돼... 그러면 오빠 거시기가 팬티고무줄에 걸려서 아파... "
할 수 없이 팬티를 벗기는대로 가만 있는 유라... 완전히 벗겨져 행주마냥
조그맣게 몽친 팬티를 쇼파구석에 던진 희수는 우선, 자신의 혁대를 풀어
바지를 벗어던지고 팬티도 무릎아래까지 끌어내린 다음, 유라의 다리를 조
심스럽게 벌리고는 그 사이에 들어가 엎드린다.
( 대기만 하는 거야... ) 하면서도 유라의 큰 눈이 겁에 질린채 파르르 떨
고 있다. 희수는 완전히 모습을 드러낸, 아직 그 누구도 침범당한 일이 없
는 귀엽고 앙징맞은 유라의 어린 보지를 아래위로 그어진 선을 따라 한번
쓰윽 쓰다듬어 올리고는 그녀모르게 얼른 손가락에 침을 묻혀 자신의 심볼
대가리에 발랐다. 유라가 숫처녀라는 확신이 들자, 미리 손을 써 둔 것이다.
( 휴우! 이제 마지막 골인만 남겼어.. 또 하나의 처녀막을 내가 찢는거야..
그것도 지금까지 먹은 애들보다 훨씬 이쁜 애를... 선영아.. 고맙다... 흐
흐흐... )
희수는 왼손으로 유라의 등뒤로 넣어 안고, 오른손으로는 자신의 심볼을 잡
고는 그녀의 은밀한 화원 중심, 옥문에 서서히 갖다 댔다.
뜨거운 것이 자신의 가장 부끄러운 곳에 닿는 감촉이 오자, 이미 예상을 하
고 있었는데도 유라의 몸이 움-찔 한다.
" 이제 된 거지? 그치? 오빠... "
흥분과 두려움으로 울먹이는 목소리다.
" 아니.. 아직 스치기만 했잖아... 염려마.. 조금만 더 붙이면 돼.. "
그러면서 희수는 두 손가락으로 유라의 꽃잎을 양쪽으로 벌리고는 그 틈사
이로 조심스럽게 대가리를 헤집고 들어갔다.
뭉툭한 대가리부분이 담기자 너무나 보드랍고 촉촉한 유라의 꽃잎이 감싸
오는데... 정신이 아득할 정도로 황홀하다.
" 오빠! 이제 됐잖아... 제발 그만... 응? 약속했잖아... "
" 그래.. 알았어.. 여기까지야... "
그렇지 않아도 대가리만 잠긴 상태에서 끝부분에 뭔가 가로막는 게 있어,
일단 멈추기로 작정했던 터이다. 그 상태에서 심볼의 중간부분을 손으로 잡
고 유라의 꽃잎속을 빙글빙글 돌려갔다.
" 어때? 유라야... 괜찮지? "
" 으응.. 그래.. 오빠.. 고마워... "
하지만, 희수가 그 정도로 끝낼 위인인가...
유라를 안심시켜 긴장을 풀게 하고, 또 한동안 마찰만 하면서 유라의 보지
가 충분히 젖도록 한 다음 최후의 돌진을 할 계획이다. 과연 얼마가 지나자
유라의 숨이 가빠오면서 아까 애무할 때처럼 매달려 온다. 아래도 조금전
보다 꽤 미끌미끌해진 것 같다.
이윽고 자세를 바로 잡은 희수는 유라의 허벅지를 살짝 더 벌리고는 자신의
심볼을 중심에 정확히 조준한다음 엉덩이에 힘을 주며 힘껏 밀어 넣었다,.
" 아아악!! 엄마아!! "
턱을 치켜들면서 유라가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자, 희수는 얼른 한 손으로
입을 막고, 남은 한 팔로는 그녀의 상체를 빠져나가지 못하게 꽉 안고는 엉
덩이를 뒤로 조금 뺐다가 다시 한번 힘껏 찔러 넣었다. 이번에는 그의 ㅈ대
가리가 유라의 잘록한 처녀막을 뚫고 뻑적지근하게 파고 든 감촉이 왔다.
( 됐어! 이 고상하고 예쁜 계집애도 결국 내가 처음 먹었어... 후후... )
" 우웁! 웁! 웁! "
입이 막힌채 꼬챙이에 배를 찔린 물고기처럼 팔딱이는 유라...
그녀는 거의정신을 잃을 정도이다. 굵고 뜨거운 쇠꼬챙이로 사타구니서부터
등줄기까지꿰뚫린 것 같은 엄청난 고통에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진땀을 흘
린다.
그런 유라의 모습을 내려다보면서 희수는 기분이 그야말로 캡이다. 자신의
ㅈ이 지금 이 귀엽고 예쁜 여중3의 어린 보지를 처음으로 뚫고 깊숙히 꽂혀
있지 않은가... 더욱이 착한 모범생에 남자라고는 손목도 못잡아 본 순결한
여학생의 보지에...
오똑한 콧잔등에 진 땀이 송알송알 맺힌채 자신의 ㅈ이 꽂힌 아픔으로 고통
스럽게 찡그린 예쁜 단발머리소녀의 모습이란....
( 계집애는 좌우간 수단방법가리지 않고 먹고 보는거야.. 그리고 나면 꼼짝
못하고 계속 대주지.. 후후후.. 이젠 넌 당분간 내꺼야... )
그러나!! 과연 그럴까... 지금 이 순간을 지켜보는 또 하나의 음흉한 눈동
자가 있는 줄은 꿈에도 모르는 희수와 유라... TV를 받치고 있는 장식장 복
판에 달린 플라스틱 단추속에 극소형 몰카렌즈가 깜쪽같이 숨겨져 있었으니
...
구석방 안쪽으로 벽으로 위장된 미닫이문이 있고 그 안에는 5평정도의 제법
널찍한 밀실이 장치되어 있었던 것이다. 비디오방을 임시 모텔로 이용하는
아베크족이 주로 구석방을 선호한다는 심리를 이용해서 그렇게 만든 것인데
, 지금 그 안에서는 어둑컴컴한 침대위에서 한 사내가 몰카화상으로 비치는
어린 두 학생의 자극적인 행위를 보며 한창 손가락을 흔들고 있는 중이었다
.
한동안 움직이지 않고, 정복감과 황홀한 쾌감의 여운을 즐기던 희수,
" 유라야... "
" ...... "
" 미안해.. "
살며시 입을 막은 손을 푼다.
" 흐윽!... 오빠.. 나빠.. 안한다고 그렇게 약속해 놓고... "
" 그래.. 오빠 나쁜사람이다.. 하지만 유라가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참
을 수가 없었어.. 미안해.. 유라야.. "
" 오빠.. 정말 미워! 난 이제 어떡해... 죽어버릴거야... "
유라가 조그만 두 손으로 주먹을 쥐고 희수의 가슴을 콩콩 쥐어박는다. 빙
그레 웃으면서 엉덩이를 슬며시 빼 보는 희수...
" 아야야! "
희수의 ㅈ이 바로 빠지지를 않고 거꾸로 유라의 엉덩이가 따라 올라온다.
유라의 보지가 아직 어린데다, 전혀 예고 없이 급하게 침입하는 바람에 질
속의 세포가 놀라 오그라 든 모양이다.
엉덩이를 든채 아래를 내려다보니 자신의 심볼이 반쯤 빠져나온 상태에서
대가리가 걸려 있는데, 몸통부근에 밝은 분홍빛 반점이 묻어 있다. 유라의
처녀막이 찢어진 흔적이다. 거기다 잘록하게 내려앉아 있어야 할 유라의 꽃
잎이 오히려 앞쪽으로 딸려나와 대가리의 턱 부분을 꽉 물고 있다. 너무 여
린 살이 갑자기 늘어난 탓인지 연한 실핏줄까지 비친다.
짐작은 했지만, 유라가 숫처녀였다는 사실을 확인한 희수의 입이 귀밑까지
찢어지면서 이죽거린다.
" 유라야.."
" 응? "
" 너, 오빠가 처음이었구나... "
" 아이! 몰라... 난 아직 누구한테 거길 보여준 적도 없단 말이야... 아!
이제 어떡해... "
" 고마워...오빠에게 순결을 줘서.... 그리고, 유라야,, "
" 응! "
" 잡지말고 좀 놓아 줘... "
" 뭘? 오빠... "
" 네 보지가 오빠 ㅈ을 꽉 물고 안 놓잖아... 좋은가 봐... "
" 어머머... 아이.. 난 몰라.. "
부끄러워 빨개진 유라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안는다. 한 손으로 유라의
보지둔덕을 짚고 ㅈ을 옆으로 비틀어 뺀 희수는 이젠 마음놓고 천천히 다시
밀어 넣었다. 유라의 입이 또 짜악 벌어지지만, 아까처럼 비명은 지르지 않
는다.
" 아야! 오빠... 너무 아파... 그냥 가만히 있으면 안돼? "
" 조금만 참아.. 유라야.. 이젠 더 아프지 않을거야.. 처음보다는 휠씬 덜
아프잖아.. "
서서히 조금씩 속도를 올리면서 뺐다, 넣었다, 진퇴운동을 시작하는 희수
... 이젠 유라의 보짓물이 어느정도 나와서인지, 빡빡하긴 해도 처음보다
휠씬 부드럽게 미끌어져 들어간다.
" 쩌어억! 푸욱!.. 쩌어억! 푸욱! "
" 하악!.. 하악!.. 유라야... 사랑해... "
" 아! 오빠아.. 오빠가 좋다면 유라도 좋아... 이젠 많이 안 아파... 유라
버리지 않을거지 그치? 오빠... "
" 그럼! 이렇게 예쁜 유라를 누가 버려... 보지도 오빠꺼하고 딱 맞는데...
"
" 정말 그것도 맞는게 있어? 오빠? "
" 그러엄... "
희수가 싱긋이 웃는다.
" 오빠... 사랑해... 이제 유라는 오빠꺼야... 키스해 줘... "
" 그래...예쁜 우리 유라... "
엉덩이를 계속 앞뒤로 흔들면서 희수가 입술을 덮어간다. 이제는 유라가 더
적극적으로 희수의 입속에 혀를 넣어 왔다. 그런 유라의 입속에서 상큼하면
서도 달짝지근한 단내가 풍겨나오자, 순간 희수는 뒷머리가 후끈하면서 항
문부근에서 뜨거운 것이 치밀어 올라왔다.
절정에 다다른 것을 느낀 희수는유라의 작은 엉덩이를 당기면서 힘껏 자신
의 ㅈ을 밀어넣고는 시원한 사정을 시작했다.
" 슈욱! 슉! 슉! 슈우욱! "
유라도 자신의 보지 깊숙히 들어온 희수오빠의 ㅈ이 벌떡거리면서 뜨거운
것을 뿜어내는 감촉을 사타구니 속에서 느끼자, 뭔가 온 몸을 휘감아 오는
열기에 휩싸이면서 엉덩이를 밀어올리며 찰떡처럼 매달려 갔다. 얼마동안을
죽은 듯이 있던 희수는 이윽고 상체를 들었다.
" 유라야.. 오빠 오늘 너무 기분좋아.. 고마워... "
" 오빠! 그걸 하고 나면 정말 기분 좋은거야? "
" 그러엄... "
" 그럼 됐어... 오빠가 그렇게 좋다면 나도 후회 좋아... 오빠 사랑해... "
희수는 오랜만에 시원하게 분출을 하고 나서, 만족한 듯 노골노골하게 줄어
든 채로 아직도 유라의 보지속에 담겨 있는 ㅈ을 뺄 생각도 않은채 유라의
가슴을 꼭 껴안아주며 속눈썹위로 키스를 해주었다.
" 아아! 너무 예쁘고 너무 사랑스런 우리 유라... "
" 벌써 가려고? "
" 네에.. 시간이 다 되어서요.. "
" 오늘 영화 재미 있었나 부지.. 둘이 다 얼굴이 달아오른 걸 보니.. "
희수의 뒤에 몸을 조그맣게 오그리고 따라나오는 유라를 힐끗거리며 파마머
리가 비양거리는 소리를 뒤로 하고 총총히 밖으로 빠져 나오는데, 계단을 돌아오르는 순간,
" 아! " 유라가 손을 스커트가운데로 가져가며 잠깐 주저 앉았다.
돌아보던 희수가 또 씨익 웃는다. 자신의 몽둥이에 찔린 상처가 계단을 오
르면서 가랑이를 벌리다 보니 아팠던 모양이다.
" 괜찮니? "
" 응! 됐어.. 가! 오빠.. "
그래도 최소한의 양심은 있어 집앞까지 바래다주는 희수와 헤어져 집으로
들어가던 유라가 잠시 멈칫한다. 어쩐지 엄청난 죄를 짓고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기만 입다물고 있으면 누가 짐작이나 할까 싶은 생각이 들자 유라는 애써
밝은 표정을 지으며 초인종을 눌렀다.
그런데....
그런 유라의 모습을 저 아래 골목 모퉁이에서 전신주에 몸을 가린 한 사내
가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지켜보고 있었으니...
" 뭐라구? 다시 한번 얘기해 봐.. 빨리! "
" 쉬잇! 아빠.. 제발 목소리부터 좀 낮춰요.. 미리 말씀드렸잖아요? 놀라지
마시라구요.. "
" 아이구!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이 놈의 새끼를 내가 당장... "
흥분한 강표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려는 걸 바지가랭이을 잡은 지혜가 울
쌍을 하고 애원한다.
" 아빠아! 제발.. 흥분한다고 될 일이 아니에요.. 까딱하면 불쌍한 우리 유
라 죽어요...네에? "
" 으으으... 끄응! "
 
어저께 밤, 안색이 창백하게 질린 채 비틀거리며 들어 온 유라가 방문을 걸
어 잠그고 누구의 얘기도, 방문도 허용안하고 아침까지 버티자, 서강표의
집은 하루아침에 초상집처럼 변해버렸다.
친구들이랑 베낭여행을 떠난 준호만 빼고 남은 식구들은 직장도 팽겨친 채
오전 내 유라를 설득한 끝에 조금전 언니인 지혜만 출입을 허용받아 갔다
온 것이다.
지혜가 방문을 열고 들어가 벽쪽으로 누워있는 유라의 어깨에 손을 집는 순
간, 유라가 퀭한 눈으로 돌아보더니 갑자기 지혜한테로 안겨오며 울음을 터
트렸다. 한참을 서럽게 우는 동생을 따독여 자초지종을 듣고 난 지혜는 까
딱했으면 자기도 혼절을 할 뻔한 충격을 받았다.
TV뉴스나 신문사회면에서나 보았던 성폭행을 어린 동생이 당하다니... 그
것도 계속적인 협박까지 받고 있다고 하니,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래도 언니가 아닌가.. 정신을 차리고 무언가 대책을 세워야만 했
다.
일단 동생을 이젠 아무 일도 없을테니 아무 염려마라고 따독여 주면서 안심
을 시킨 지혜는 유라가 지쳐 잠든 사이 방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궁금해하
는 연주에게 별일 아니라고.. 친구들하고 심하게 싸운 모양이라고 둘러대고
는 아빠를 밖에서 불러낸 것이다. 암만 생각해도 이 일은 아빠모르게 수습
할 수는 없다고 판단되었던 것이다.
과연 예상대로 서강표가 길길이 뛰었지만, 지혜는 이미 그런 반응을 예상하
고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아빠를 설득해야만 했다.
 
" 그래 어떤 놈이라구? 다시 한번 이야기해 봐... "
" 그게... 유라도 자세히는 모르는가 봐요... 그냥 비디오방 안에서 처음
봤는데, 처음에는 복면을 쓰고 있다가 나중에 벗은 모양인데 굉장히 험상궂
더래요... 대머리에 한쪽 눈은 거의 감긴 것처럼 붙었고.. 그쪽 눈아래 뺨
이 화상을 입었는지... 온통 우둘우둘한 게 흉칙스럽게 생겼대요.. 나이도
한 40가까이 되어 보이는데 정확히는 모른다고 하구요.. "
" 도대체 그 비디오 방에는 어떻게 가게 된거야? 유라가 그런데 다니는 애
가 아니잖아? "
" 아까 말씀드렸잖아요.. 협박받고 갔다고.. "
" 아니.. 협박받기 전에도 갔다며? "
" 네에.. 그건... "
" 이게 보통일이야? 아는대로 전부 이야기 해봐.. 빨리... "
" 이건.. 유라한테는 비밀로 하기로 약속한 건데... 아빠만 알고 계세요...
한 보름전에 미팅에서 소개받은 남학생하고 갔대요.. "
" 그럼 그 남학생하고 먼저 그 비디오방엔가에서 무슨 일이 있었다는 거야?
"
" 네에.. 아마 그런가 봐요... 그 장면을 촬영해서 협박했는가 봐요.. "
" 아이구.. 이 놈의 자식... 내가 그 동안 너무 믿고 내버려둔 게 잘못이지
... "
" 아빠아.."
" 그래... 알았어... 그런데 이 녀석이 왜 처음에 협박받았을 때 바로 이야
기 않고.. "
" 저도 그게 화가 나요... 저렇게 애를 망가뜨려 놓고 또 계속 협박이라니
.. 치가 떨려요... 아마 한번만 만나주면 끝날 걸로 알았나 봐요.. 아빠아
어떻게 해요? "
" 끄응... "
" 경찰에 연락하면 되겠지만, 잘못해 소문이라도 나면 우리 유라는.... 흐
윽! "
참고 있던 지혜가 울음을 터트린다.
" 으음... 지혜야.. 울음을 그쳐.. 운다고 될일이 아니잖니.. 니 말대로 냉
정하게 생각 좀 해보자... "
얼마 동안을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고 있던 지혜가 갑자기 눈을 빛내며 고
개를 든다.
" 아빠! "
" 왜? " " 이에는 이라잖아요? 말을 들어보니 흉악한 놈인 것 같은데... 큰
삼촌을 한번 불러 보면... "
" 만기를? 으음... "
" 그래요.. 자꾸 많은 사람이 알게되는 건 좋지 않지만, 어쩔 수 없잖아요?
삼촌이라면.. "
한 때, 조직폭력단의 행동대원이었던 만기 때문에 골치를 앓았던 강표여서
동생의 좋지 않은 경력을 이용한다는 것이 마음에 내키지 않았지만, 다른
대안이 없다면... 별 도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그래.. 다음에 다시 오라는 날짜가 언제라고? "
지혜에게서 자초지종을 들은 만기의 눈꼬리가 험악지면서 목소리에 칼날이
선다.
" 이틀 뒤랬으니.. 내일 저녁이에요.. 내일 저녁 8시.. "
" 장소는? "
" 같은 장소래요.. 그 비디오 방 뒤 밀실... "
" 알았어.. 우리 시대엔 그래도 가릴 건 가렸는데... 더러운 놈... 내 이놈
을 그냥... "
" 삼초온.. "
" 왜? "
" 아시겠지만, 제발 뒷탈없이 조용하게 해결해 줘요.. 유라가 이왕 당한 건
되돌릴 수 없잖아요? 더 이상 사태가 악화되어서는 안돼요... 중요한 건 우
리 유라에요... 경찰을 부를 수도 있었지만, 소문안나게 해결하려고 삼촌한
테 연락한거에요... "
" 알았어.. 무슨 말인지 알겠다구.. 내게 맡겨... "
 
이튿날 아침, 등교길을 지키던 만기는 정희수를 발견하고는 미리 봐둔 학교
강당 뒤 으슥한 골목으로 끌어냈다. 처음에 반항하던 희수는 유라의 이름을
대자, 고분고분 딸려 왔다.
" 니 놈이 한 짓을 모른다곤 않겠지? "
다짜고짜 멱살부터 치켜드니 또래중에서는 그래도 싸움깨나 한다는 희수도
대번에 자신의 적수가 아님을 알고 완력으로 대항할 마음을 버렸다. 나이는
약간 들어보이지만, 180Cm, 78Kg의 당당한 체격에 멱살을 치켜든 오른 팔이
무쇠팔뚝 같았던 것이다.
" 아저씨.. 하지만, 유..유라도 날 좋아 했단 말입니다.. "
" 퍼억!! " 한 주먹에 걸레처럼 나가떨어지는 희수... "
이 자식아! 좋아한다고 이제 여중학생한테 그 짓을 해? 일어나! 색갸! "
" 아저씨.. 잘못했어요.. 다시는 안 할께요.. "
" 뻑!! "
" 엌!! "
옆구리를 채인 희수가 온 몸을 옹그리며 바들바들 떤다. 발길질 한번인데도
마치 차에 받친 것 처럼 숨을 제대로 못 쉴 정도로 앞이 캄캄해 오는 것이
갈빗대가 두어 대 나간 것 같다.
" 일어나! 이 개같은 놈아! "
" 아.. 아저씨... 사..살려주세요.. "
얼굴표정과 목소리를 들어보고 어딘가 다친 것을 육감으로 느낀 만기는 더
패려던 손을 멈추고 바지춤에서 재크나이프를 빼 들었다.
" 철컥! "
" 아.. 아저씨.. "
새파래진 희수의 앞으로 닥아간 만기는 서슴없이 그의 바지혁대를 풀어 빼
내고 지퍼를 내린 다음, 오그리는 희수의 아랫배를 밟고는 나이프로 팬티까
지 찢어버렸다.
" 제.. 제발 살려주세요.. "
" 살려주지.. 하지만, 네 놈의 물건은 좀 끊어 가야겠다. 그런 물건은 없는
게 나아.. "
" 읔? 아이고.. 아저씨.. 그 것만은... 제발... 한번만.. "
눈물까지 찔끔거리며 애원하는 손을 걷어 차낸 만기가 한손으로 축 늘어진
희수의 심볼을 잡아들고는 나이프를 갖다 댔다.
" 아이고.. 사람 살려어!! 누구 없어요? 사람 살....읔! "
막다른 골목에 몰린 희수가 비명을 지르다가 다신 한번 턱주가리를 채이고
는 반쯤 세우고 있던 상체가 뒤로 벌러덩 나자빠진다. 다시 나이프를 희수
의 심볼에 댄 만기가 위로 치켜들자, 눈을 까뒤집은 희수가 그대로 혼절을
하는데, 고약한 냄새가 확 풍겨왔다. 생똥을 지린 것이다. 기절한 희수를
잠깐 망설이는 눈으로 쳐다보던 만기는 결심한 듯이 나이프로 내려긋는데,
차마 자르지는 못하고 피부아래 5mm 정도의 자상을 내는 정도로 참고 만다.

" 악! "
찌르는 듯한 통증에 정신이 돌아 온 희수가 피가 번지기 시작하는 물건을
쥐고 신음을 하는 것을 지켜보며, 만기는 싸늘하게 한마디 더 내 뱉았다.
" 이 색캬! 이 정도로 끝내는 것을 운 좋은 줄로 알어... 청춘이 아까워서
내가 참지만, 만약 앞으로 한번만 더 몽둥이를 잘못 휘두르고 다녔다간 그
땐 진짜 끊어버릴테니 그리 알고 행동 조심해... 개 새끼! "
그리고는 핸드폰을 꺼내들고 119에 지나가던 학생이 다쳐 누워있다고 신고
하고는 그 자리를 떴다.
 
오후 8시 10분, 비디오방 길건너 골목에서 출입하는 사람들을 30분전부터
지켜보았지만, 지혜가 이야기하던 인상의 사내가 들어가는 것을 보지 못한
만기는 단도직입적으로 쳐들어 갔다. 아직 초저녁이라 손님이 없어 카운터
에서 졸고 있던 파마머리가 우악스레 열리는 문소리에 고개를 들었다가 눈
을 치떤다. 덩치 큰 사내의 눈빛에서 뭔가 심상찮은 기미를 눈치 챈 것이다
. 바로 코 앞까지 닥아간 만기는 다짜고짜 파마머리의 머리채부터 끌어잡았
다.
" 악! 누구..... "
비명을 지르다 말고 파마머리가 숨을 훅 들이킨다. 눈 앞에 시퍼런 나이프
가 번떡인 것이다.
" 조용히 하는 게 신상에 좋아... 그리고 지금부터 내가 묻는 말에 고분고
분 사실대로 말해! 한마디라도 거짓말을 하다간 바로 혀를 뽑아버릴꺼니까
... 알아 들어? 쌍년! ... "
" ...... "
정체모를 사내의 착 가라앉아 쉰듯한 목소리에서 살기를 느낀 파마머리가
공포에 질려 고개만 주억거린다.
" 대머리, 지금 저 안 밀실에 있지? "
" 어..없어요... "
" 가보면 알아.. 거짓말 아니지? "
" 네.. 네에.. 오늘 저녁 8시에 온다고 했는데, 아직 안왔어요.. "
아마 대머리도 조심한다고 유라가 들어오는 모습을 어디선가 지켜보고 있었
던 것 같다.
" 이름은? "
" 이름은 잘 몰라요.. 그냥 멍게라고 불러요.. "
" 그럼.. 지금 불러... 연락처를 모른다고는 않겠지? "
" 뭐.. 뭐라고 해요? "
" 이년아! 그대로 이야기 해! 내가 기다린다고... "
전화기를 끌어주자, 파마머리가 어디론가 연락을 하는데, 짙은 매니큐어를
칠한 손가락이 떨리고 있다. 전화를 놓고 난 파마머리가 겨우 생기를 되찾
으면서 살색이 돌아왔다.
( 네 놈이 누구인지는 몰라도 이제 볼장 다 봤어.. 간 크게 연락하라구? 여
기가 어딘줄 알 고... 어디서 빌어먹던 촌놈이... )
 
사실, 이 비디오방은 몇 안되는 조폭 직영가게였다. 수입은 크게 신통찮아
도 가끔 밀실도 이용하고 라이브포르노 테잎도 조달할 목적으로 운영하는,
강남고속터미널을 무대로 한 '승냥이'파의 비밀아지트중 한 곳이었던 것이
다. 파마머리도 젊었을 적, 포주노릇을 하다가 정부의 매춘 일제소탕으로
근거를 잃고 잠시 이 곳에 의탁하고 있었다.
" 손님 들어 있어? "
" 방.. 두 개..요.. "
" 내 보내...좋게 말해서... "
파마머리도 그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안내를 하고나자, 잠시 후 연인인듯
한 두 쌍이 두 사람을 힐끗거리며 밖으로 나갔다. 이어 얼마 안가 문이 열
리는데, 먼저 스포츠머리에 잠바를 걸치고 몸매가 날렵해보이는 20대 후반
정도의 두 사내가 들어오고 그 뒤를 땅딸막한 대머리가 따라 들어오는데 한
쪽 얼굴이 온통 찌그러진 것이 첫 눈에 문제의 사내가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자, 만기의 눈에서 불꽃이 번쩍 튄다. 대머리가 앞으로 나서지도 않고 양
쪽으로 갈라선 두 사내의 반 걸음쯤 뒤에 버티고 선채 먼저 입을 열었다.
" 날 보자는 친구가 자넨가? "
" ...... "
" 용건부터 말해... 넌 누구야? "
" 날 알 필요는 없고, 우선 네 놈이 가진 테잎부터 내 놔... 오늘 불러 낸
아이꺼 말이야.. 계산은 뒤에 하고... "
" 흐흥! 역시 오면서 짐작했던 대로군... 네가 오랜만에 날 즐겁게 했던,
예쁘고 싱싱한 그 애의 애비냐? "
" 이 자식이? "
흥분한 만기가 자기도 모르게 주먹을 쥐자 앞선 두 사내의 무릎이 순간적으
로 살짝 내려앉는데, 동물적인 움직임이다. 만기도 속으로 만만치 않다는
느낌이 들면서 기회를 보아 선수를 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 좋아.. 좋아.. 두세번 더 재미보고 거래를 하려 했는데... 이왕 보호자가
납셨으니, 아쉽지만 거래에 응하지... 내 놔... "
만기가 보복을 염두에 두고 한 '계산'이라 한 말을 거래로 짐작한 모양이다
. 일이 돌아가는 꼴이 예상밖으로 흐르자, 속전속결을 속으로 다짐한 만기
가 기회를 엿보기 시작했다.
" 돈이라면 없어... 좋게 말할 때 그냥 내 놔... 테잎말이야... "
" 얘들아! 들었니? 돈이 없으니 그냥 달래... 이거 좀 돈 친구아냐? 골통에
바람든 놈은 몽둥이 찜질이 특효지... 이거 봐 친구... 오늘은 인사만 좀
받구.. 내일 이 시간까지 큰 거 한 장 현찰로 가지고 와! 안 가져오면 모래
아침엔 확 뿌려버릴테니까... "
대머리가 한 발 뒤로 물러나자, 스포츠머리 둘이 얕보는 동작으로 한 발을
내 딛는 순간, 만기의 몸이 제자리에서 위로 잠깐 솟는가 싶더니 어느새 두
발이 앞으로 쭈욱 뻗으면서 두 놈의 턱을 위로 차 올렸다. 왕년에 패싸움에
서 명성을 날린 '흑표'의 두발차기가 오랜만에 위력을 뿜은 것이다. 뒤이어
,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미처 상황파악도 안된 대머리의 눈 앞이 '번쩍'하
더니 천장이 빙글 돌면서 테잎진열장 구석에 꼬꾸라져 버렸다.
아까부터 카운터에 턱을 받치고 촌놈의 비굴하게 비는 모습을 기대하며 흥
미진진하게 관전하고 있던 파마머리의 기억으로는 세 사람이 나가떨어지는
데 불과 2초정도 밖에 걸리지 않아 보였다. 그런데도 놀라운 것은 제자리로
돌아 온 낯선 사내의 얼굴에 전혀 힘든 동작을 한 표정이 없는 것이다. 숨
소리도 크게 쉬지 않는다. 스포츠머리 둘중 하나는 이미 뻗어버렸고, 남은
하나가 비틀거리며 일어나다 만기의 앞발질 한번에 다시 길게 드러누워버렸
다.
" 이 더러운 종자새끼.. 일어 나... "
" 퍼억! "
구석에 쳐박혔다 꾸물거리며 일어나는 대머리의 멱살을 잡고, 증오가 서린
만기의 펀치가 작렬하자.. 다시 꼬꾸라지는 대머리의 머리위로 테이프가 우
루루 떨어져 내린다. 그런 광경을 놀란 눈으로 쳐다보고 있던 파마머리가
정신을 차린 듯 카운터아래의 비상벨을 재빨리 눌러갔다.
 
" 처얼버억! "
" 어푸푸!! "
만기가 파마머리가 가져 온 물을 끼얹자 대머리가 고개를 흔들며 깨어났다.
남은 한쪽 눈두덩마져 퍼렇게 멍이 든 대머리의 얼굴이 밥맛없게 일그러진
다. 거기다 바로 눈앞에 새파란 빛을 뿜는 칼날을 보자, 어지간한 대머리도
공포로 흰 자위가 번뜩인다. 생긴 몰골 탓에 일찍부터 이 바닥에 굴러 왔지
만, 이런 괴물은 처음이다. 그래도 한 주먹한다는 행동대원 셋이 제대로 주
먹한번 내지르지 못하고 뻗어버리다니...
" 셋을 셀동안 테잎을 가져와! 안 그러면 네 한쪽 남은 눈알마저 후벼 줄테
니까.. 난 성미가 좀 급해... 하나.. 두울... "
" 아..알겠습니다.. 드..드리겠습니다. 잠시만... 잠시만요 "
구겨진 몸을 억지로 추스리며 허겁지겁 안쪽 밀실로 향하는 대머리를 만기
도 뒤따랐다. 복도 구석 코너에 선 대머리가 벽을 한쪽으로 미니 소리도 없
이 컴컴한 밀실이 입을 벌렸다. 스위치를 켜보니 지하 아방궁처럼 널찍하고
장식품도 호화스럽다.
저 안쪽에 더블침대가 보이는데, 그 곳에서 조카인 유라가 몸쓸 짓을 당했
다는 생각이 들자, 허리를 숙이고 TV장식장 밑을 뒤지는 대머리를 그대로
찔러버리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그래도 나이값을 하는지 애써 참아내는
만기... 떨리는 손으로 내미는 테잎을 받아 쥔 만기가 대머리를 앞장세우고
입구로 나오다가 흠칫놀란다. 어느새 들이닥쳤는지 10여명의 시커먼 양복이
좌우로 늘어서 있고, 한 복판에 머리를 올백으로 깔끔하게 넘긴 갓 마흔 정
도의 점잖은 사내가 의자위에 앉아 있다.
앞장 서 가던 대머리의 표정이 묘하게 일그러진다. 한편으로는 안도가 되면
서 또 한편으로는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보스의 추궁이 겁도 난다. 평소
에 보스가 강조한 조직의 룰을 어긴 부분이 켕기는 것이다. 가운데 앉은 사
내의 양복과 코트사이에 걸친 흰 머플러가 산뜻하고, 올려다 보는 잿빛 눈
동자가 무표정하다. 직감적으로 상당한 거물임이 느껴진다.
" 선생! 우리 일단 통성명이나 하는 게 어떻겠소? 우리 아이들이 실수를 했
다면 내 사과하리다. "
" ...... "
" 아시고 오신건지 모르겠지만, 난 이 종구라 하오.. 젊었을 적엔 '승냥이
'라 불리웠지요.. "
잠깐 망설였던 만기였지만, 이 상황을 그냥 얼버무리기에는 이미 늦었다는
생각이 들자, 오래 묻어 두었던 자신의 정체를 노출할 수 밖에 없다는 결론
에 도달하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 난 서 만기라 하오.. 당신 말마따나 젊었을 적엔 남들이 '흑표'라 부릅디
다. "
" 억!! "
어떠한 사태에도 냉정을 잃지 않을 것 같던 승냥이파 보스 이 종구가 자리
에서 벌떡 일어났다.
" 정말.. 정말로 20년전의 '흑표'... 종로의 그 유명한 '흑표' 선생이란
말씀입니까? "
" 글쎄.. 유명했던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종로의 '타이거' 형님밑에
있었던 건 사실이오만.... "
" 형니임! 인사가 늦었습니다.. 승냥이 이종구 처음 뵙습니다. 절 받으시
오.. "
이 종구가 그 자리에서 바닥에 두 손을 집고 이마를 갖다대자 벽쪽에 도열
해 있던 양복들이 동시에 바닥에 코를 박는다. 눈이 휘둥그래진 대머리도
얼른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엎드린 대머리의 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떨린다
. 이젠 죽은 몸인 것이다. 하늘 같은 대보스께서 저렇게 이마를 조아리는
거물의 가족에게 손을 댔으니...
" 어허! 왜 이러시오? 난 이미 그 세계에서 손을 뗀지 오래인 한낱 야인일
뿐이오.. 자.. 일어나시오... "
" 감사합니다.. 형님! 자.. 이리 앉으시지요.. 아니.. 참! 자리를 옮기기싶
다. 이 곳은 너무 누추해서요... 야! 넙치! 이쪽은 네 구역이지? 가까운 곳
에 자리부터 펴! 귀한 어른이시다! "
미처 만기가 뭐라기도 전에 양복 몇이 바쁘게 뛰쳐나간다.
 
" 아니! 형님! 그게 정말!!!.. 이런... 이봐 족제비! "
" 넵! 형님! "
" 밖에 멍게 있지? 이리 끌고 와!! "
비디오방에서 그리 멀지 않은 꽤 호화스런 룸살롱 VIP실 안이다. 허리를 잔
뜩 구부린 대머리가 들어오는데, 들어오면서부터 벌써 얼굴빛이 사색이다.
" 멍게! 네 이놈!! 이 분이 말씀하시는 게 전부 사실이냐?.. 양가집 여중학
생을 폭행하고 테이프까지 찍어두었다며? "
" 보스! 주.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
허리를 무릎까지 굽히는데 다리를 벌벌 떨고 있다.
" 이 노옴!! 내가 그렇게 주의를 주었는데도.. 어떤 일이 있어도 양가집 부
녀자나 미성년자는 건드리지 마라 그랬거늘... "
" ....!!.... "
" 흑표 형님! 그래 테이프는 받으셨다구요? "
" 그래! 내가 갖구 있네.. "
" 그것말구 또 있을겝니다.... 멍게!! "
" 네..네! 보스! "
" 몇 개 더 복사해 뒀어? "
" 하..하나 더 있습니다.. "
" 지금 당장 갖구와! 10분이내다.. 꺼져!! "
숨을 헐떡이며 바치는 테잎을 정중히 만기에게 건넨 승냥이...
" 이젠 없을 겝니다.. 그리고 형님! 모든게 저의 불찰입니다.. 제가 사과드
리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일은 제 식구가 저지른 일이니 나머지는 제가 다
스리도록 허용해주시오. 부탁드리겠습니다. "
이 종구가 응접탁자에 양 팔을 집고 다시 허리를 숙였다.
" 으음! 알겠네.. 다른 잡음만 없도록 부탁하고 난 기다리는 분이 계셔서
이만 일어서야겠네.. "
" 잠깐만요.. 형님! 잠깐만 말미를 주시오.. 형님 보시는 앞에서 마무리
할 것이 있습니다. "
일어서려던 만기가 할 수 없이 궁둥이를 다시 내렸다. 이종구가 뒤를 돌아
다보며 눈짓을 하자, 어느새 준비했는지 탁자 맨 끝에 흰천이 깔리고 작두
가 놓여진다. 대머리의 다리가 안쓰러울 정도로 후들거린다.
" ...발목!! "
차가운 한마디가 떨어지자마자 양복 둘에게 겨드랑이를 잡힌 대머리가 끌려
나오는데.. 거의 실신한 표정이다.
" 가만... 내가 자네를 동생이라 불러도 되겠는가?.. "
" 네! 영광입니다! 형님!.. 그리고 이왕 동생이라 불러주셨으니.. 가끔씩은
들리셔서 제가 모실 수 있는 기회를 주시오.. 간청드리겠습니다.. "
" 알겠으이.. 그러나 난 어디까지나 야인일 뿐이네.. 그리고, 동생! 나도
부탁하나 함세.. 사실 그 아이는 나하고 핏줄이 섞인 아이네.. 생각같아서
는 죽여도 시원찮은 놈이지만, 혹 나중에라도 그 아이가 이런 체벌을 알게
된다면.. 그리 좋아할 것 같지는 않네.. 그렇다고 그냥 넘기기도 뭣하니 작
은 걸로 바꿔주면 안되겠나.. "
" 아! 그렇군요... 무슨 말씀이신지 이해가 됩니다.. 알겠습니다. 형님!..
멍게 네 이놈! 좋은 형님을 만난 덕분으로 알아라.. 족제비! 저 놈의 오른
손 검지를 잘라서 형님께 바쳐라.. "
 
만기로부터 자초지종을 듣고 난 강표는 앞에 놓인 검은 테이프 두 개를 착
잡한 표정으로 내려다 본다.
" 이번엔 동생의 신세를 졌네... 자네.. 부탁하나만 더 함세... "
" 네.. 형님 말씀하시오.. "
평생을 형에게서 구박만 받던 만기였던지라 이번 일은 비록 조카는 안됐지
만, 뒷수습을 위해 쫓아 다니는 발걸음은 무겁지만은 않았다. 처음으로 형
으로부터 인정을 받은 것이다.
"